출처 : 월간복지동향(2024.12월),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박명숙 : 고려대학교 공공정책연구소 초빙 연구원
사회적 고립을 극복하는 사회정책
현재 한국 정부는 노인의 소득 보장을 위해 기초연금을 지급하고 있지만, 수급액이 충분하지 않아 안정적인 소득 기반으로 작용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노인들에게 다양한 경제활동 기회를 제공하는 정책의 확대가 중요하다. 이를 통해 노인들이 경제적으로 더욱 자립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고 삶의 질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2004년 보건복지부의 노인복지정책으로 시작한 사회 참여와 ‘노인 일자리 지원’ 정책은 재정적 측면의 도움을 제공하는 것뿐만 아니라 노인들이 건강하고 활기찬 노후를 영위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러한 정책은 노인들에게 경제적인 필요를 충족시킬 뿐만 아니라, 활동적이고 독립적인 삶을 지향하는 새로운 욕구도 반영해야 한다.
이를 위해 공익성이 높은 ‘사회 공헌형 일자리’를 확대하고, 일자리의 질적 수준을 향상시키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노인들이 더 나은 환경에서 일하며, 사회적 참여와 자립심을 높일 수 있도록 지원할 수 있다.
사회적 고립 수준이 높을수록 삶의 만족도가 낮다는 많은 연구 결과는, 노년기 삶의 만족이 특정한 한 가지 요인에 의해 좌우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요인들에 의해 영향을 받음을 보여준다. 한국 노인의 낮은 삶의 만족과 높은 자살률은 경제적 요인뿐만 아니라 사회적 고립과 사회적 지지의 부족에도 큰 영향을 받음을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노인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경제적 지원뿐만 아니라, 사회적 관계망 강화와 지원체계 확충이 필요하다.
현재 한국 정부는 2019년부터 ‘지역사회 통합돌봄(커뮤니티 케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역사회의 자원과 역량을 활용해 기존의 노인 일상생활 지원이나 돌봄 사업을 통합 및 연계하여 개개인의 욕구에 맞춘 서비스를 제공한다.
하지만 다수의 지자체는 여전히 통합돌봄에 대한 기본 이해가 부족하거나, 지역사회 통합돌봄에 쓰일 기반 시설과 자원이 열악한 곳이 더 많다. 조속히 시스템 구축이 마련되어 산발적으로 진행되던 노인의 주거, 복지, 돌봄, 의료서비스가 유기적으로 연계된 통합지원 서비스로 추진되고 지역사회 안에서 사회적 지지 체계의 확대로 이어져야 한다.
또한, 노인 단독가구 증가로 사회적 교류 기회가 줄어드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코하우징(Co housing)을 대안 주택으로 확대 공급할 필요가 있다. 코하우징은 1970년대 덴마크에서 시작된 협동 주거 형태로, 개인의 사생활을 보장하면서도 이웃과 협력하는 공동체 주거 모델이다.
북유럽,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이를 기반으로 한 시니어 코하우징이 정착되어 있으며, 한국에서도 기존 실버 타운의 단점을 보완하는 대안으로 도입되고 있다. 시니어 코하우징은 개인공간과 공동공간이 분리되어 있어 사생활을 유지하면서도 부엌, 거실 등에서 소통과 교류를 통해 정서적 안정감과 심리적 외로움을 해소할 수 있다.
정기적인 공동 식사와 문화 행사, 취미 활동은 이웃 간 유대감을 형성하며, 응급 상황시 서로를 돌보는 환경을 제공한다. 다만, 사회적 인식 부족과 높은 초기 비용은 공급 확대의 장애 요인으로 지적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성공 사례를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것과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노년기는 단순히 생존을 유지하며 죽음을 기다리는 시간이 아니라, 건강하고 성공적인 노화 과정을 통해 만족스러운 삶을 영위할 수 있어야 한다. 한국의 노인복지 제도는 기본적인 생존에 필요한 욕구를 어느 정도 충족시키고 있지만, 노년기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정책은 여전히 부족한 상태이다.
즉, 경제적 지원과 기본적인 생활 보장을 넘어 노인이 적극적으로 사회에 참여하고 자아실현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정책이 더 필요하다.
노년기 삶의 만족도는 노인복지가 얼마나 실현되었는지를 평가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이다. 그러나 한국의 노인들은 다른 세대에 비해 삶에 대한 만족 도가 매우 낮으며, 60대 이상의 부정적 정서 경험(근심, 우울, 분노)이 가장 높은 비율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현실에서 사회적으로 고립된 노인들은 대체로 사회복지서비스 이용이 낮고,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사회적 고립이 고착화되거나 더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실천 과정에서 소외와 배제 속에 처한 노인들이 현실을 비관하고 자기 방임, 우울, 자살, 고독사의 위험에 처하지 않도록 이들을 신속히 발굴하고 지원할 수 있는 실용적인 대처 방안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사회복지 시스템에서 적극적이고 체계적인 대응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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